단단한 개인/이선옥

글적거림

2024. 12. 6. 19:28

* 단어 : 스산하다(쓸쓸하고 으스스하다), 마오이즘(중국 공산당의 지도자인 마오쩌둥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의 현실에 맞게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킨 독자적인 혁명 사상), 제하(제목 아래), 실정(정치를 잘못함), 조각보(여러 조각의 헝겊을 대어 만든 보자기), 씻김굿(죽은 사람이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풀어 주어서 극락으로 가도록 기원하는 굿), 상찬(기리어 칭찬함)

* 죄형 법정주의 : 어떤 행위가 범죄로 성립되는지, 그 범죄에 대하여 어떤 형벌을 줄 것인지는 법률에 의해서만 정할 수 있다는 원칙.

* 무죄추정의 원칙 :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무죄로 보는 일.


<어록>
• 노예는 삶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삶를 바친다. <제임스 P. 카스>
• 어떤 세계관을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는 최선의 지표는 비판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미하엘 슈미트잘로몬>
• “권력을 휘두른다고 우리를 비난하면서 당신은 왜 출세를 위해 타인을 모욕하는 거죠?” <미국 드라마 ‘블루블러드’ 대사>
• 선명한 선에게 최적의 파트너는 선명한 악이다. <이선옥>
• 극단적인 수사는 ‘여지’가 들어설 자리를 없앤다. 함께 할 여지보다 밀어내는 반동의 힘이 크다. <이선옥>
= 생각할 여지, 행동할 여지, 타협할 여지.
• “당신이 원하는 것은 세상이 좋아지는 건가요, 당신의 적이 실패하는 건가요?” <이선옥>
•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요. 좋은 사람 말을 듣지.” <웹툰 ‘송곳’ 대사>


<본문>
-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민주주의는 다름을 기본으로 한다. 다름에 대한 존중이 필수이며, 존중은 공정함을 지킴으로 얻을 수 있다.

- 약자의 편에 서겠다는 선언보다는 정의의 편에 서서 그 결과로 약자를 지키는 방식이다.

- 단단한 개인은 인간을 수단으로 삼지 않고, 이념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세상에 알린 인물들은 공통으로 말한다. 정의감 때문이 아닌 직업윤리와 상식에 따라 판단했을 뿐이라고.

-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 가장 위험한 퇴행은 진영의 논리 외에는 설 자리가 없어진 공론장의 사망이다.

- 원칙의 전제는 보편성과 일관성이다. 당신(진영)의 기준이 모두의 기준이 될수는 없다.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신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다.

- 2016년 여성들의 폭로가 시작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문단 내 성폭력’ 사건. 이때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시인 두 명에 대해 폭로 여성 일부가 거짓 폭로였음을 시인했다.

- 우리는 심판관이 아니다. 타인의 삶을 벌할 권한 같은 것은 우리에게 없다.

- 가치 지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상력과 동정심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에 동의를 강요하는 방식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정체성 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은 이를 잘 드러낸다.

- 종교전쟁에 반대했던 계몽주의자들은 종교의 자유에 동의하는가를 기준으로 삼았지 핍박받는 종교 편에 서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 중동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가 중동이 되어야 하고, 장애인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두가 장애인이 되어야 할까?
: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를 경험하지 않고도 상대성 이론을 발견했다.

- 서로 다른 가치관에 기반한 당위의 주장은 보편적인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 대결보다는 해결 중심의 사고를 우선으로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과장한다고 해서 더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솔직하게 보여준다고 해서 결코 사소해지지 않는다.

-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 극단주의자들이 우리를 대표하게 해서는 안 된다.

- 혐오를 없앤다며 혐오로 맞서니 혐오의 총량이 늘어 오히려 혐오사회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겼다.
: 일베의 미러링 워마드.

- 폭로가 중요한 운동방식으로 정착한 사회에서 여성 역시 잠재적 가해자라고 규정할 수 있다.

- 나한테 엄격해야 상대가 잘못했을 때 단죄할 수 있다는 대결 중심의 사고는 나의 변화가 아닌 타인에 대한 통제를 욕망한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도모하는 해결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 약자와 강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로는 가변적인 상황들을 설명할 수 없다. 피해는 상황이지 고정불변의 정체성이 아니다.

- “근대사회라는 게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교화를 받고 사회에 재통합을 시켜야 하는데 네티즌들이 죄에 대해 양형 기준으로 삼은 것은 추방이에요.” <작가 F>

-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우리의 린치가 부수고 있는 건, 정작 불의가 아니라 구체적 인간의 삶과 존엄이다.

- 불편러들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통제하려는 욕망이 우선이다.
=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은 공허하고 위험하다.

- 나쁜 강자가 표방하는 인간의 존엄과, 선한 약자가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갈리는가?

- 인간에게 존엄이란 추상적인 의미가 아니다.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지 스스로 규정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존엄을 지킬 수 있다.

- 켄 로치 감독은 이 영화를 개봉하면서 가난은 너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잔인함이 문제라고 했다.

- 전부가 아니면 전무일 뿐인 주장들을 볼 때면 ‘진일보’와 ‘진보’라는 말을 떠올린다.


<별첨>
••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지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라면, 사회가 어떤 인간을 받아들일지 또한 지극히 사회적인 선택이다.
•• 이타적인 공감보다는 이기적인 인간(본능)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이기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될 때 ‘진정성’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다. 즉 인간이 가진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지고선은 허상일 뿐이다.
•• 인간에 대한 기대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 잘나갈 땐 인정받길 원하고, 못 나갈 땐 이해받길 원한다.
•• 사람들은 탐욕보다 위선을 더 싫어한다. <이선옥>
•• 의견(주장)과 사실은 구분하자.
•• 여성의 독박육아 vs 남성의 독박노동
•• 디플레이션이 기대되는 구간에서는 가격이 가치보다 더 빨리 내리고, 인플레이션이 기대되는 구간에서는 가격이 가치보다 더 빨리 오른다. 우리의 기대는 어떤 식으로든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은 각국의 관세를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촉발한다.
•• 내가 모태솔로인 이유는 여성들이 나를 차별해서이다?
•• 개념 정립 없이는 가치 판단이 어렵듯 합의된 원칙 없이는 화합 또한 어렵다.
•• 죄를 단죄하고자 개인의 신상을 박제하는 행위는 잔인하다. 그것이 올바른 등가교환인지를 따져 볼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