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나영웅

글적거림

2024. 10. 1. 11:12

* 단어 : 아비투스(취향, 습관, 버릇, 삶의 양식), 확정 취향 vs 독립 취향, CTO(최고기술책임자), 소회(마음에 품고 있는 회포), 회포(마음에 품은 생각이나 정), 비루하다(천하고 너절하다), 너절(하찮고 시시하다), 인레이(이에 봉 박는 합금. 또는 충치에 봉 박는 일), 아라비카 원두 vs 로부스타 원두, 라거 vs 페일 에일, 득의양양(뜻한 바를 이루어 우쭐거리며 뽐내는 모양), 기껍다(탐탁하여 마음이 기쁘다), 티껍다(더럽다의 방언), 컨시어지(고객의 요구를 들어주는 전문인력), 아우라(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 부채의식, 갱상일루(멀리 보려면 높이 올라야 한다는 뜻), 성근(성실 근면하다), 의연(의지가 강하고 굳세어 끄떡없다), 구태의연(발전하거나 진보되지 않고 예전의 묵은 모습 그대로이다), 난삽하다(필요 이상으로 어렵고 산만해서 내용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어근(한 단어에서 더이상 나눌 수 없이 의미의 중심이 되는 요소), 효시(사물이 비롯된 맨 처음/전쟁 때에 신호로 쓰는 화살 하나를 이르던 말), 켜켜이(여러 겹으로 포개진 것의 각 층마다)

* 고객 생애 가치(CLV) : 마케팅 용어로 고객을 분석하여 고객이 평생 발생시킬 수 있는 구매 횟수나 매출의 총량을 예측하여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고객군을 찾는 데 쓰인다.

* 계층 사회 : 계급마다 누릴 수 있는 문화 자본이 다른 사회.

* 상징 폭력 : 개인의 선택을 권위로 제한하는 무언의 압력. 대표적인 케이스로 ‘전형화’를 ‘정상’의 범주로 간주하는 것이다.
= 우리가 무엇을 선택할 때 나의 취향이 아닌 사회가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취향의 범위에 갇혀 스스로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 피지배 계층의 자발적인 복종.
= 문제는 어떤 계급에 속하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자신에게 행하는 폭력이 될 수 있다.
: 쉴 때 조차도 생산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강박.
= 상징 투쟁은 장을 유지하고 움직이는 연료와 같다. 투쟁이 없는 장은 결국 죽거나 소멸한다.

* 일루지오(집단의 신념) : 게임을 뜻하는 ‘루두스’에서 유래했다. 게임에 참여해 시간 또는 돈을 투자한 장의 구성원이 어떤 상징이나 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장에서 배출한 재화나 상품의 가치를 장내 참여자들의 집단적 동의와 신뢰로 결정된다.

* 힙스터 : 대중적 취향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고유한 양식을 지켜나가는 개인의 정체성을 뜻함.

* 인물 : 브르디외(구별짓기/파리에 대학교의 서열을 타파하는 교육개혁에 동참), 스테판 올리브지(브르디외, 커뮤니케이션을 말하다), 설혜심(그랜드 투어), CCC(라이프 스타일 기획사로 1985년 츠타야의 지주사가 된다), 김연수(소설가의 일)

* 에피소드 : 류이치 사카모토(2023년 봄에 암으로 사망. 그의 타계로 더 이상 공연 관람은 불가하니 저자의 취향 한 조각의 크기도 그만큼 줄어듦)


• “너의 공간은 지금 여기에 있는 옥탑방이 전부가 아니야. 지금 네가 서 있는 시선이 닿는 곳 전부가 너의 공간이야.” <저자의 지인>
•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곧 비즈니스다. <츠타야 서점의 사명?>
: 모든 상품과 공간 및 동선을 사람 중심으로 기획했다?
: 주말이면 노동자는 ‘노동자의 일상’에서 ‘개인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고객이어야만 누리는 상업적 휴식이 아닌 인간적인 휴식에 더 목말라하는 건 아닐까?
• 사람의 행복은 필시 효율의 정반대 방향에 있습니다. <마츠다 무네아키/츠타야 대표>
= 인간다움은 효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위해 기꺼이 비효율을 감수하는 인간성에 있는 게 아닐까?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폭력을 당한다. <장 폴 사르트르>
: 타인과 비교하지 않은 삶의 표본으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꼽기보다는 ‘워런 버핏’이 더 교훈적이지 않을까? 전자는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홀로 생활했다는 점에서 너무 극단적이다. 범인이 따라하기에 너무 어렵다.
• 불완전은 완전의 상위 개념이다. <도올 김용옥>
= 완전한 삶에 도달하면 그 완전함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야 한다.
: 버릴 수 있어야 지킬 게 생기고, 지킬 게 있어야 타락하지 않을 수 있으며, 타락하지 않아야 올라갈 수도 있다.


<저자 소개>
- 이야기가 가진 매력을 믿는 사람.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신념을 바탕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이야기 전달자로 일해오고 있다. 리디에서 일했고, 현재는 밀리의 서재에서 일하는 중이다.


<본문>
- 나만의 취향을 확립하고 사회 구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사회를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가 필요하다.
: 트렌드의 대상만 바뀔 뿐, 트렌드를 좇도록 욕망을 부채질하는 이야기 구조는 엇비슷하다. 따라서 결말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 매일 반복되는 번아웃과 시간의 가난함에 삶은 메말라갔다.

- 내가 한 선택 하나하나가 나를 더 가난하게 만들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다.

- 칸트 : 취향은 고귀한 안목과 타고난 미의식의 공통 감각.
- 부르드외 : 취향은 계급적 구별 짓기다. (아날학파인가??)
= 소비가 계층화된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 누구도 자신의 계급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지만 우리는 모두 어떤 계층으로 분류되고 있다. 자유 의지라고 생각했던 취향은 나의 의지보다 계급을 따르고 있다.
: 누구도 자신의 계급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 부르드외는 더 나아가 인간의 기호로만 여겼던 취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자본으로 개념을 확장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 학력, 관계가 곧 미래의 경제적인 수익을 만들어 내는 자본이라는 것이다.

- 노동자는 대체로 예술을 소비하거나 사유할 시간이 적다. 실패를 줄이려면 비교적 단순하고 직관적인 재미를 쫓는다.

- ‘문화 자본’은 곧 ‘학력 자본’으로 이어진다.
= 문화 자본(학력•경험), 경제 자본(자산), 사회 자본(인맥)
: 독서는 ‘문화 자본’을 쌓는 동시에 ‘경제 자본’을 알아보기 위한 ‘중개자’ 역할에 해당한다. 독서는 가성비가 뛰어나서 서민층에겐 필수다.
= 경제 자본은 삶의 품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상징’을 구매할 수 있다.

- 어린 시절 도서관에 가게 된 이유는 동생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한 환경적 요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나의 가정이다.

- 어떤 계층에 도달하려면 필요한 재료가 있다. 바로 상징과 자본이다.

- 18세기 영국의 상류 계층은 자녀들이 빠르게 고급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그랜드 투어를 보내기 시작했다. 재력이 있는 가문은 여러 명의 하인을 대동했고 수십 가지가 넘는 여행용품을 마차에 싣고 다녔다. 또한 여행 내내 학습과 안전을 책임질 학식과 교양이 풍부한 교사가 함께했다.
: 북그랜드 투어는 없을까? 워런 버핏식 학습법(사업+투자+독서)을 만들 수는 없을까?

- 상류층은 자신들의 문화를 쫓는 중산층과 구별되기 위해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었고 그 양식은 상류층 사이에서 빠르게 유행되었다. 지배계층에 속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타고난 신분과 재력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생활양식을 좇는 노력도 필요해진 것이다.

- 토론을 통한 정신의 고양이라는 목적과 개인의 욕망이 부짖치며 발생한 묘한 긴장감은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 투자의사 결정은 앞으로의 ‘기대치’와 ‘이전에 내린 판단’이 크게 좌우한다. 그래서 만족감이 아닌 ‘관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트레바리는 곧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방편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기대치’가 가진 위험을 인지시켜 주는 것이다.

- 브랜드와 가문은 유사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고유한 이야기가 있고 삶의 철학이 있으며 대중이 선호하는 상징이 있다.

- 나의 소득 구간과 나의 잠재적 자본 총량이(결혼이나 가족의 증여) 결국 내가 사는 거주 공간을 결정한다. 나의 취향을 결정한다. 나의 계급을 결정한다.

- 츠타야 서점은 코너마다 상품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고 상품 근처에 그 상품과 연관된 책들이 함께 노출되어 있었다.
: 종목의 연도별 주가와 종목에 관련된 책들?

- 마츠다 무네아키는 50~65세프리미어 에이지(단카이 세대로 한국으로 따지면 베이비 붐 세대에 해당)를 ‘어른을 바꾸는 어른’이라 불렀다. 이들은 새로운 어른의 삶을 이끌어 나갈 첫 번째 세대이며 스스로의 삶을 고급스럽게 꾸미기 위한 새로운 소비 세대다.

- 취향은 구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구분한다.

+ 신분과 계급의 차이는 신분은 세습될 뿐 획득할 수 없고, 계급은 획득할 수 있는 지위에 가깝다.

- 계급을 뜻하는 ‘Class’는 17세기 로마가 군대를 모집하는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 우리는 누구나 구별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 그것이 곧 취향이자, 나아가 안목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그럼에 맥락을 이해하고 비교군을 만드는 힘을 키울려면 필히 ‘역사’를 배워야 한다.

- 계급의 기준이 단 하나인 사회는 위태롭다.
- 하향 비교를 통해 자신의 계급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 하향 비교는 최고의 치료제다. <128쪽>

- 취향을 달성해야 하는 계급 상승의 목표가 아니라 나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 일상에 가설을 검증하고 연습할 거처가 협소하고 부족하다.

- 어떠한 회사를 가더라도 최소한의 고객을 형성한 자기만의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고객이 곧 힘이고 한 산업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이다.

-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끝에 도달한 자리다.

- 19호실 안에 있는 나의 취향은 누군가의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불가침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 내적 공간이 충분히 형성되기 위해서는 외적인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 사회의 규칙은 하나고 개인의 규범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 저항 정신은 아무런 상징을 물려받지 못한 사람이 애써 상징을 만들어나가는 불완전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호신술이다.

+ 경험으로 배워야 할 부분까지 표준화된 교육으로 가르친다.


:: 돈이 있고 없느냐로 취향을 지속하거나 그만둬야 한다면, 시간이 있고 없느냐로 사색을 지속하거나 그만둬야 한다. 그렇게 우리의 취향과 사색은 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 CEO, CFO, CTO처럼 새로운 직급 용어를 만들자. 혹은 새로운 일과 직업명을 만들자.
:: 나는 메신저의 메시지만큼이나 메신저가 평소 애용하는 정보처가 궁금하다. 그래야만 메신저의 사고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리를 발견한 것처럼 생소하고도 참신한 주장을 접했더라도 유튜브나 포털사이트처럼 모두가 애용하는 정보처에서 비롯됐다면 다수가 똑같이 주장하고 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 서민에게 일상은 취향보다 생존이 우선인 삶이다.
:: 귀족으로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취향이 있듯이, 대중으로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독서가 있다.
:: 키엘의 머스크 향수. (무슨 향인지 궁금하군)
:: 불편하다면 그 사람의 의도가 통했음을 의미한다.
:: 경제적 계층(의미 소비) vs 문화적 계층
:: 지금 내 일상은 ‘절제’가 어렵다는 점에 위험스럽다. 나만의 보금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립의 기초며 일상의 위협으로부터의 최소한의 ‘안식처’가 되기 때문이다.
:: 돈 못버는 자신을 탓하는 건 ‘실존’을 위협하는 행위에 속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돈을 척도로 쓸모와 무쓸모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 버는 방법을 모르는 자신의 ‘무지’를 탓하는 건 실존이 아닌 ‘사고’를 전복시키는 행위라 안전하며 유익하다. 배움을 갈구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 독서의 효용을 경험하지 못한 이는 여생동안 독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듯 사고법의 효용성을 경험하지 못한 이 또한 그러하다. 돈의 힘이 막강한 것은 우리가 살면서 돈의 효용을 제일 먼저 경험하기 때문이다.
:: 우리의 가장 큰 잠재력이자 위협은 사고법이다. 하루를 산다는 건 앞으로 살아갈 여생에서 하루치가 줄어드는 것과 같음에도 대다수가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간다는 점에서 사고법은 파르마콘(치료제인 동시에 독)인 것이다.
:: 나는 리니지라는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어 폐인처럼 허송세월하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과 게임 아이템 거래라는 그 전에 없던 비즈니스로 사업을 일군 사람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물론 객관적인 능력치가 평균 이하인 내가 그들처럼 개과천선하기는 힘들 테다. 다만 누구나 발작 버튼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반대로 각성 버튼도 분명히 있을 테다. 그걸 찾고 말고는 결국 나 하기에 달렸다는 사실이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 유독 글을 잘 쓰는 작가 중에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와, 유독 말을 잘하는 사람 중에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에, 유독 투자를 잘하는 사람 중에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까지 종합해 볼 때, 독서를 하다 보면 뭐라도 될 수 있는 확신이 선다.
::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코딩(프로그래밍) 하듯이 책을 통해 사고 틀을 짠다.
:: 오리지널, 저항 정신, 본보기, 사명, 증명, 기대치, 이전의 판단
::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힐난하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향해 비아냥거린다. 마치 자기가 약자의 위치에서 괴롭힘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상대를 골라 더 악랄하게 괴롭히며 방패막이로 삼는다. 내집단을 향해 자신은 먹잇감이 아니라 너희와 같은 포식자라며 스스로 증명하길 애쓴다.
:: 추세의 방향이 바뀌는 자리가 변곡점이듯이 모든 변화는 선으로 나타낼 수 있는 상수가 아닌 점으로 나타나는 변수를 통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