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평균수명을 80세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세에게는 앞으로 60년이라는 긴 미래가 남아 있지만, 70세에게는 남은 시간이 훨씬 적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은 미래는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를 미리 사는 가격입니다. 주가가 낮을 때는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미래가 많이 남아 있어 기대수익률이 큽니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올라 기업가치에 가까워질수록 이미 사버린 미래가 많아지고, 새롭게 살 수 있는 미래는 줄어듭니다.
다만 기업이 예상보다 더 크게 성장한다면 미래 자체가 늘어납니다. 80세로 생각했던 수명이 100세가 된 것처럼 기업가치도 커지므로, 줄어들던 기대수익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의 핵심은 이미 반영된 미래를 비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반영되지 않은 미래를 먼저 사는 것입니다.
유통기한이 한 달 남은 식품과 하루 남은 식품의 가격이 같은 이유는 없습니다. 남은 시간이 많을수록 소비할 수 있는 가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통기한은 줄어들고, 남은 가치는 점점 소진됩니다.
주가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대감이 클수록 주가는 미리 오릅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실적을, 시장은 이미 소비해 버립니다. 이것이 기대치의 선반영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기대감을 다 써버린 주식은, 유통기한이 하루 남은 식품과 같습니다. 실제 실적이 예상대로 나와도 더 오를 여지가 없습니다. 이미 가격에 다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다릅니다. 좋은 기업이라도 기대치가 이미 소진된 가격이라면, 남은 유통기한이 없는 셈입니다. 진짜 기회는 아직 아무도 소비하지 않은 기대감, 그러니까 유통기한이 넉넉히 남은 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