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도서관

투자기관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가치평가를 먼저 끝낸 뒤 투자를 집행합니다. 미래의 실적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적정가치를 산출한 후 현재 주가와 비교해 투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는 계약 후 가격을 확인하고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먼저 확인한 뒤 조사하고 계약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불 의사를 결정할 적정주가는 새로운 정보가 없는 한 쉽게 변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시장이 과열되면 금융환경과 투자심리, 유동성의 쏠림에 따라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업가치가 실제로 높아져 상향하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그 판단 기준은 실적과 현금흐름이라는 근거가 먼저 바뀌었는가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먼저 오른 뒤 그에 맞춰 가치평가를 수정하는 것이라면, 근거 없이 결론만 뒤바뀐 셈이므로 애초에 설정했던 가치평가의 전제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단순히 매수자가 많다는 이유로 적정가 이상을 지불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가깝습니다. 과소비처럼 계획에 없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투자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가치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가격이 가치를 결정’하는 것을 혼동하는 일입니다. 가치평가는 가격을 설명하기 위한 과정이어야지, 이미 오른 가격을 정당화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