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도서관

“야생을 관찰하는 것과 야생에 노출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내 돈으로 투자해 수익이 났는데도 그 돈을 찾을 수 없다면 기분이 어떨지 떠올려 보라. 분명히 내 몫인데 손에 쥘 수 없다면 꽤 허탈할 것이다.

그런데 손실이 났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익을 못 찾는 아쉬움과는 차원이 다르다. 기대했던 가능성은 사라지고 원금까지 줄어든다. 그래서 투자는 벌지 못한 아쉬움보다, 잃었을 때의 충격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는 일이어야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착각한다는 점이다. 최악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이미 그것을 감내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상상 속 손실은 숫자에 불과하다. 비용도 감정 소모도 없다. 그에 반해 현실의 손실은 자존심을 건드리고 일상을 흔든다.

견딘다는 것은 ‘이 정도면 버틸 수 있다’는 상상(생각)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잃고도 일상에 지장 없을 정도로 경제력·판단력·평정심을 유지하는 일이다.

최악을 그려보는 일과 최악을 통과하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다. 그래서 투자에서 중요한 건 수익 기대치가 아니라, 그 간극을 감당할 기반이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 묻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