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애증으로 보유하던 KSS해운 주식의 9할을 손절매했다. 다만 시간이 문제일 뿐,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리라는 믿음(?)까지 꺾인 건 아니다. 사업 자체는 진입 장벽이 높고 선뜻 뛰어들기 꺼려지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감당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존립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대 규모만 놓고 보면 아시아 1위, 글로벌 기준으로도 5위권에 해당한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2천억 원 수준이다. 과장되게 표현하면 신차 한 대 가격으로 중고차 사업장을 인수할 수 있는 꼴이다. 아무튼 동업자로 그동안 느꼈던 고민을 짧게나마 회고하며 잠시(?) 외도하려 한다.
KSS해운의 진짜 경쟁력은 업력에서 드러나는 강인한 생존력(적응과 내성)에 있다. IMF 외환위기, 닷컴버블 붕괴, 서브프라임 대침체, 미중 무역전쟁까지 겪으며, 변동성과 파산이 반복되는 해운업에서 회사를 존속시켜 왔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KSS해운은 과거와 같은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선대 확장으로 사업 규모는 커졌지만, 그만큼 운영 복잡도와 관리 난도도 함께 상승했다. 선박 수가 늘수록 사고 확률은 분산될 수 있으나, 동시에 손해율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여기에 또 하나의 조용한 변수가 있다. 인력의 세대교체다. 가스·케미컬 운송은 규정과 시스템만으로 운영되는 산업이 아니며, 사고 예방의 상당 부분은 사람의 경험과 축적된 판단에 의존한다.
현재까지 노하우 전승이 실패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선대 확장 속도에 비해 인력 교체와 숙련도 축적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손해율 문제는 단발성 사고가 아니라 서서히 드러나는 구조적 신호로 나타날 수 있다.
아직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선대 확대와 인력 세대교체의 결합은 과거의 업력이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 않는 영역이며, 관리에 실패할 경우 리스크는 실적보다 예측 불가능한 사고로 먼저 드러날 수 있다.